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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는 하루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즐거운 이유

by 서광, 2021.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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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듣던 노래가 문득 싫증 날 때가 있다. 신곡을 들어볼까 싶어 음악 차트의 top 100을 기웃거려도 마음에 드는 노래가 없어 짜증이 나기 시작할 즈음, 취향을 저격하는 노래를 발견한다는 일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다. 이런 권태로움에 빠져 있던 중 최근에 알게 된 사람을 통해 '모브닝'이란 인디 밴드를 접했다.

지웠던 '클럽 하우스'를 다시 깔았다. 일본어 공부를 위해서였다. 그곳에선 수많은 낯 선 이들이 서로를 탐색해간다. 나와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전혀 몰랐던 것들에 대해 알게 될 때, 나의 세계가 어제보다 조금 확장되었다는 느낌이 짜릿하다. 공통 관심사를 두고 호들갑스러운 맞장구를 치며 이야기하는 것도, 서로 다른 의견을 두고 심도 있게 논쟁하는 것도 흥겹다. 이런 일이 지속될수록 '한 사람은 하나의 세계'란 말에 깊이 공감한다.

어릴 적 부터 외향적인 성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모르는 사람과의 만남을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알고 지내는 사람들과의 만남도 손에 꼽을 정도로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약속이 점점 미뤄지다 취소되기를 반복하던 때에도, 코로나 블루가 심각하다는 뉴스가 흘러나올 때도 전혀 감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방인과 교류하는 것은 자기 PR이 중요해진 시대에서 타인을 통해 스스로를 더 알게 되고,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빠른 변화를 거쳐 온 세상은, 이제 더 이상 획일성을 종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제 '너는 어떤 사람이냐'라고 묻는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내가 누구고 뭘 좋아하는지 싫어하는 건 뭔지 언제 행복감을 느끼는지를 아는 사람은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이해도 더 잘할 수 있다.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고, 본인을 달래는 법도 알고 있을 거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어른이라 칭한다. 새로운 사람은 나에게 어른이 되는 길을 알려준다. 그 일이 나는 꽤 즐겁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타인을 만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 모브닝의 모든 노래가 다 좋지만, 특히 '극야'와 '내가 사랑한 모든 것들은 나를 눈물짓게 할테니까'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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